‘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많은 책을 읽고 소화해야하는 파리8대학의 피에르바야르라는 교수이다. 문학 교수이기 때문일까. 읽지 않은 책까지 읽은 것처럼 말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처럼, 가보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읽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거의 없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며, 정보 습득 방법은 매우 수동적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내보내는 상품의 정보와 기업 명성에 우호적인 이미지들을 TV, 인터넷 등의 광고로서 전달받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직중인 지인에게 전달받은 기업 내부정보를 알게 되거나 주식 거래자라면 투자를 위해 수집하는 재무사항 중심의 정보들도 있으나 정보 출처의 신빙성과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받기는 힘든 경우들도 있다.

그래도 고무적인 점은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의도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일방향의 정보만을 믿지 않으며, 기업과 동떨어져 제품의 상품성만으로 소비를 결정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 경영진의 윤리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대한항공 노선 선택 시 한 번쯤은 망설이게 되며,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한번쯤 구입하고 싶었던 폭스바겐을 거리에서 마주치면 소비자를 우롱한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마음이 앞선다.

ⓒAP=연합뉴스

‘환경표지’가 있는 제품을 사거나 같은 값이면 ‘탄소성적표지’를 보고 탄소량이 적게 배출되는 제품을 사고,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TOMS) 신발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이 팔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이 생각하는 가치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과정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에는 기업의 철학, 경영진의 윤리성, 제품과 서비스의 사회 및 환경영향 그리고 기업이 수익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의 총합이 바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루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우리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보다 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위해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읽는 사람들은 투자자, 임직원, 경쟁사 임직원, 지속가능경영 전문가, NGOs, 정부, 학생, 소비자 등 매우 다양하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는 기업의 재무적 정보 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정보가 총 망라된 기업 활동의 A to Z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03년 최초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고, 최근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은 약 100여개로 늘어났다.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은 기업의 자발적 활동이나, 기업들은 외부 컨설팅을 받는 등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에 투자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한 해 동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담은 ‘한권의 책’으로 가정했을 때 그 노력에 비해 독자층과 독자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보고서의 독자층을 넓히기 위해) 디자인, 내용, 접근성 측면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에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낯설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읽혀지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가 되어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툴로서 진정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독자층을 소비자로 확대시킬 시점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해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일독을 권한다.

가보지 않은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니까”

가보지 않은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

서욱 지속가능경영&기후변화 컨설턴트

www.ecoda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