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 이벤트는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질문지를 훑어보신 엔니지어분이 말문을 여셨다. 한국에서 개최 될 대규모 이벤트의 기술자문을 하기 위해서 영국에 가족까지 두고 오신 분이다. 몇 번의 국제대회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분이기도 했다.

저는 그런 거 잘 모르고… 한국에서 일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회의가 늘 예산이야기로 시작해서 예산이야기로 끝이 나네요.”

해외에서 경험했던 국제 이벤트 준비 과정에서는 엔지니어로서 본연의 설계 업무만 수행했고, 그에 필요한 비용은 대부분 설계에 맞게 집행되었다고 했다. 예산에 맞춰서 설계 방향을 재설정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엔지니어로서 환경과 사회적 측면을 고려한 기술이 적용된 설계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예산 수준이 있지만, 한정된 예산에 중심을 두고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현실적으로 지속가능경영 요소를 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은 Triple Bottom line 즉,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경영을 해야 한다는 기본의 관점에서 시작된다. 무지막지하게 타이트한 예산안에 환경과 사회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이런 현실 속에서 3가지를 모두 고려하는 것은 분명 담당자들에게는 이중, 삼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성을 업무에 어떻게 적용하고 계세요?”
“녹색제품 구매해요.”

사진 =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기관이나 기업 등을 현업 담당자들에게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대답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제품의 친환경성을 인증해주는 녹색인증제도 이외에도 이를 보증할 수 있는 다양한 인증제도들이 있다. 한국에서 이와 같은 인증 제도들이 제품 영역을 넘어서 서비스 분야, 건물의 친환경성을 보증하는 등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일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인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친환경 인증제도로 커버할 수 없는 상품과 서비스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친환경성이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까지 보증해주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조달 측면 뿐만아니라 업무 전반에 지속가능성 요소를 접목시키위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들도 있긴 하지만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어 있다.

기업이나 기관의 전체 조달 금액에서 매우 적은 포션에 해당하는 녹색제품을 구매 활동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담당자들이 적지않다. 지속지속가능경영의 현주소다.

우리딸은 제가 국제적인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해요.
영국의 동네에서 저는 스타예요.
동네 사람들이 저에게 늘 이벤트 후일담을 기대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엔지니어분은 영국으로 돌아가 딸과 이웃들에게 고국에서 열린 국제 이벤트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는 것에는 분명 사회와 조직 측면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담당자들이 주체적으로 환경 및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여 업무를 추진할 때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올해 9월에는 글로벌리하게 착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범세계적인 지속가능발전을위한 의제인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UN총회에서 채택되었다.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기 더 없이 좋은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국제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국내 정책도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해보지만, 여전히 사람을 통해 체감하는 지속가능경영은 ‘경제성’이라는 Only One Bottom line 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